무릎이 아파서 오신 분에게 무릎이 아니라 허벅지 뒤에 침을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분 입장에서는 이상하게 들립니다. 아픈 데를 놔줘야 할 것 같은데 엉뚱한 자리를 만지니까요. 그런데 여기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무릎 통증에서 먼저 보는 것은 어디가 아프냐가 아니라 어느 동작에서 아프냐입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무릎을 끝까지 굽혀보고, 반대로 뒤로 젖혀도 봅니다(과신전을 시켜봅니다).
끝까지 굽혔을 때 아프면 앞쪽 근육을 봅니다. 허벅지 앞을 덮고 있는 대퇴사두근이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무릎을 뒤로 젖힐 때 아프면 뒤쪽 근육을 봅니다. 허벅지 뒤 햄스트링 근육이 여기 해당합니다.
무작정 아픈 자리에 침 놓는 게 아니라, 어떤 동작에서 통증이 생기는지를 봐야 하는 겁니다.
왜 젖힐 때 뒤쪽이 문제가 되는지 조금 더 풀어보겠습니다.
근육이 무리하고, 제 기능을 못하는 근섬유들이 생기면 결국 근육은 전체적인 장력을 올리기 위해 짧아지는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짧아진 근육은 덜 늘어나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근육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근육이 뼈에 붙는 자리, 골막을 잡아당깁니다. 이것이 관절 통증의 기본적인 기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신경 포착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무릎 관절에 분포하는 신경 가지는 대부분 허벅지 뒷면에서 무릎 앞쪽으로 돌아나옵니다. 그래서 뒤쪽 근육이 단단해지면 그 사이를 지나는 신경 가지가 자극을 받고, 통증은 무릎 앞이나 무릎 전체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요약하면, 손가락으로 아픈 자리를 콕 짚을 수 있으면 그 자리에 있는 구조물, 그러니까 앞쪽(대퇴사두근)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여기라고 짚기는 어렵고 그냥 무릎이 다 안 좋다고 말씀하시면 뒤쪽(햄스트링)에 의한 신경 포착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햄스트링이 문제여서 과신전 시 통증이 생기신 분들은, 침 치료가 끝난 후 다시 같은 동작을 하면 수월해지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릎 앞쪽을 치료해도 낫지 않는 무릎 통증이라면 해당 부위를 확인해야 합니다.